통즉불통 불통즉통 (通卽不痛 不通卽痛)은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뜻으로 허준 동의보감 한의학에서 혈액순환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 병이 들었다는 것은 기(氣)가 막혀 통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기가 원활하게 흐르면 아픈 데가 없다. 흐름이 막히면 제때 뚫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옆으로 터지거나 넘쳐흐른다.
우리 몸의 기혈은 모든 경락을 따라 순행한다. 막힘이 없이 전신의 경락이 통해 있으면 건강하고, 아픈 곳이 없다.
그러나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물리적인 충격 등으로 인해 어느 곳의 경락이 막히게 되면 그곳은 아프게 되고 막힘이 지속되면 질병이 된다.
이렇게 우리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조직들은 서로 긴밀한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끊임없이 통해야만 한다.
통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몸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인간관계 즉, 소통도 마찬가지다.
소통(疏通)이란 사물이 막힘이 없이 잘 통함을 말한다. 그러나 또 다른 한 가지 의미는 의견이나 의사 따위가 남에게 잘 통함을 의미한다. 의사소통은 감정, 태도, 사실, 신념, 생각 등을 전달하는 대화의 과정이다. 말이나 언어가 의사소통의 일차적인 수단이지만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비언어적 의사소통수단으로 표정, 침묵, 몸짓, 눈짓과 문자, 기호 등 도 있다.
파주시에 따르면 김경일 시장은 2022년 9월 운정 1동에서 첫 시작을 한 이후 2023년 11월 10일 건축사회 이동 시장실까지 총 45회의 이동 시장실을 열어 대략 2주에 한 번꼴로 이동 시장실이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읍. 면. 동을 순회하는 ‘화목한 이동 시장실’은 총 19회가 열렸고, 직능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수요형 이동 시장실’은 총 26회가 열렸다 한다.
이동시장실 만남을 통해 효율적으로 민원 해결 측면도 중요하겠지만 필자는 시민들을 만나겠다는 그 의지만으로도 의미를 충분히 두고싶다. 앞서 말했듯이 소통은 말 뿐만아니라 비언어적 표현으로도 교감을 갖기 때문이다.
우문현답이라는 건배사가 있다한다.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답변의 고사성어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뜻이다. 모든 문제는 삶의 현장에서 발생한다. 당연히 그 해답도 현장에 있다. 책상에서 답을 찾으려 하는 순간 행정이나 법이 주가 된다. 그러나 현장의 문제를 현장에서 찾으려 하는 순간 행정이나 법은 보조수단이 되고 주민들의 목소리가 주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김시장의 소통행보는 칭찬할만하다.
“김경일 시장은 후보 때서부터 ‘시장실에 앉아있지 않은 시장’을 표방하며 시민들과 더 가까이서 시민들의 뜻을 듣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당선 이후에도 그런 생각은 변함이 없고, 오히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임기 내내, 주 2회라도 하고 싶다.’라는 의지를 표했다.” 한다.
한편,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된 자리에서 국내 언론의 질문을 받지 않은 지 1년이 넘었다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18일을 끝으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은 지는 더 오래됐다. 그 공백은 일방적인 국정 홍보로 메꾸고 있다. ‘국민과 소통 강화’를 명분으로 대통령실 이전까지 밀어붙이더니, 정작 유례없는 불통의 시대를 보내고있다.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김시장의 일견 고집스럽고 때론 거치른 소통행보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나태주 시인은 ‘행복’이란 시에서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친구가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 했다.
우리는 만나야 한다.
오늘도 주민의 목소리가 있는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함께 친구가 되어주고 때론 울타리가 되고 같이 노래부르는 김시장의 행보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