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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집결지 공론화 설명회…시민들 “폐쇄 이후 대책부터 제시해야”

2026-10-30 16:05 | 입력 : 하효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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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95% 이상 폐쇄됐는데 왜 공론화하나”…시민들, 추진 취지에 의문

박태순 총괄대표 “업주 생계도 살펴야”…시민들은 과거 행태 들어 반박

지은영 시의원 “시민 발언 제한 놀라워”…공론장 운영 적정성 점검 예고

10월29일 금촌1동 핸정복지센터에서 진행된 시민설명회 하효종 기자
▲ 10월 29일 금촌1동 핸정복지센터에서 진행된 시민설명회 ⓒ하효종 기자

파주시는 지난 27일과 29일 파주읍·문산권·금촌권·운정권 등 4개 권역에서 ‘성매매집결지 생활·공간 전환 시민공론장’ 시민설명회를 개최했다.

파주시가 성매매집결지의 생활·공간 전환을 위한 시민공론장 추진에 나선 가운데, 권역별 시민설명회에서 공론화의 필요성과 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시민들과 추진 측의 시각 차이가 드러났다.

특히 시민들은 성매매집결지 폐쇄 이후의 구체적인 대책과 공간 활용 계획을 요구했지만, 공론장 추진 측은 업주들의 생계와 인권 문제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산 설명회에서는 시민의 발언 기회가 제한됐다는 문제 제기까지 나오면서 공론장의 운영 방식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본 기자가 금촌에서 열린 설명회에 참석해 현장을 살펴본 결과, 상당수 시민은 성매매집결지 폐쇄 이후 파주시가 추진할 구체적인 대책과 공간 활용 방안에 대한 설명을 기대했다. 그러나 설명회가 공론장의 추진 배경과 취지, 운영 방식, 참여단 모집 절차 등을 안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면서 정작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향후 대책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파주시는 이번 공론장을 통해 성매매집결지 해체 이후 당사자의 삶의 전환과 주민 생활환경 개선, 지역경제 회복, 해체 부지 등 공간 활용 방안을 시민과 함께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공론화 자체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이 잇따랐다. 일부 시민들은 성매매집결지가 이미 95% 이상 폐쇄된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 정도로 폐쇄가 진행됐다면 파주시가 폐쇄를 선언하고 이후 대책을 추진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왜 다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느냐”고 물었다.

시민들의 문제 제기는 공론화 자체를 거부한다기보다, 상당 부분 폐쇄가 진행된 상황에서 앞으로 지역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과 행정의 계획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논란은 공론장 총괄을 맡은 박태순 대표의 발언을 두고도 이어졌다.

박 대표는 과거 파주 성매매집결지 업주들을 ‘나쁜 업주’와 ‘가난한 업주’로 구분하며, 현재 용주골에 남아 있는 업주들은 나이가 많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월세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이며 더 이상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면 앞으로 살아갈 생계 문제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운정에 거주하며 성매매집결지 폐쇄 활동인 ‘올빼미’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힌 장규덕 씨는 업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강조하는 시각에 반박했다.


질의 시간을 통해 시민 발언이 이어가고 있다하효종기자
▲ 금촌권 시민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마이크를 들고 성매매집결지 생활·공간 전환 시민공론장과 관련해 질문하고 있다. ⓒ하효종 기자

장 씨는 “올빼미 활동을 하면서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시민들을 조롱하는 듯한 말투로 욕설을 하는 업주들의 모습도 직접 봤다”며 “그런 사람들이 가난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면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박태순 대표는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체제라며, 업주들을 단순히 비난할 것이 아니라 이들 역시 앞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생계 지원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산에서 열린 설명회에서는 시민의 발언 기회가 제한됐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지은영 파주시의원은 개인 SNS를 통해 문산 권역 시민설명회 질의응답 시간에 문산 권역 주민이 아니라는 이유와 공론장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과 시민단체 활동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한 시민이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지 의원은 “생활 민주주의와 시민의 참여를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정작 시민의 목소리가 제한되는 상황에 놀랐고, 행정이 시민을 대하는 방식에 깊은 아쉬움을 느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공론장이라면 시민의 질문과 의견을 충분히 듣는 것이 기본”이라며 공론장 예산의 적정성과 준비·운영 과정의 타당성, 시민의 발언이 제한된 경위 등을 의회에서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지은영 시의원SNS 갈무리
▲ 지은영 시의원SNS 갈무리

이번 권역별 설명회에서는 공론화의 필요성과 의제 설정뿐 아니라 시민 참여 방식과 발언 기회 보장 여부까지 논란이 확산됐다.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정책 방향을 마련하겠다는 공론장의 취지와 달리, 설명회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충분히 질문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었는지를 둘러싼 문제까지 제기된 것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시민들 사이에서는 사전 설명이 길고 추상적인 내용이 반복되면서 정작 무엇을 논의하려는 것인지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시민공론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폐쇄 이후의 구체적인 계획과 행정의 역할, 공간 활용 방향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파주시는 시민참여단을 10월 27일부터 11월 8일까지 모집한다. 파주시에 주민등록을 둔 18세 이상 시민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지역·성별·연령 등을 고려해 50명 이상 100명 이내로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시민참여단은 12월 5일과 12일 두 차례 시민토론회에 참석해 주요 의제를 학습하고 숙의와 토론을 거쳐 정책 방향을 제안하게 된다.


이번 설명회에서 드러난 시민들의 질문과 지적은 공론장이 단순히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성매매집결지 폐쇄 이후 파주시가 어떤 책임과 계획을 갖고 있는지, 업주와 주민 등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시민들의 의견을 실제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매매집결지 해체는 단순한 공간 정비를 넘어 지역의 새로운 출발점이 돼야 한다. 다만 성매매 영업으로 생계를 이어온 업주들의 이해관계와 생계 문제까지 시민 공론장에서 논의하는 것은 공론장의 본래 취지와 범위를 벗어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오랜 기간 생활환경 악화를 감내해 온 주민들의 피해와 지역의 미래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이 중심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 참여를 내세운 공론장인 만큼 누구나 공정하게 질문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운영 원칙과 투명한 절차가 보장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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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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